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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개 매장이 곧 데이터, 본죽의 출점 전략

본죽의 가맹점 폐점률은 0%대입니다. 국내 외식업 폐점률이 평균 12%대인 것과 대조적이죠. 본아이에프의 가맹사업팀을 이끄는 김태헌 본죽본부 본부장을 만나 비결을 들었어요. ①신중하고 철저한 상권 분석 ②맛과 서비스의 원칙 지키기 ③가맹점과의 소통을 꼽았습니다. “원칙을 지키는 게 가장 쉬운 길”이라는데요. 기본을 지키려고 애쓰는 태도가 본죽의 롱런을 이끌었다고요. ‘생존 가능성’을 철저히 따지다 ⓒ본아이에프 Q. 본죽, ‘망하지 않는 프랜차이즈’로 불린다고요. 폐점률이 0%대예요. 3%대를 넘은 적이 없어요. 가맹점의 80%가 10년 이상 운영 중이죠. 코로나19 위기에도 매출이 20%나 성장했어요. 아플 때나 안 아플 때나 믿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본질과 운영 원칙이 흔들리지 않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Q. 원칙이요? ‘배달 금지, 10평의 작은 매장’ 처음에는 점주들 항의가 많았어요. 왜 배달을 못하게 하냐고요. 죽은 정성이 8할인데, 이게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득했어요. 결국엔 맛과 서비스 퀄리티를 지키려는 방향성에 점주들도 공감했죠. 창업 7년 만에 가맹점이 1000개로 늘어난 이유라고 생각해요. 코로나19 이후 배달을 시작했지만, 본죽 1호점을 내고 18년간 이 원칙을 지켰어요. Q. 지금은 가맹점 수가 더 많은 걸로 압니다. 브랜드 전체로 따지면 매장이 2100개예요. 숫자만 보면 많아 보이지만 마구잡이로 양적 팽창을 하지 않았어요. 한 자리에서 오래 영업을 할 수 있는 곳인지, 또 오래 갈 수 있도록 원칙을 지킬 창업자인지 꼼꼼히 보죠. 업계 내 생존율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서 나와요. Q.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의미 있는 지표처럼 보이는데요. 맞아요. 사실 코로나를 겪으며 저희 사업군에도 큰 변화가 생겼어요. 앞서 배달도 시작했다고 말씀드렸지만, 계절성 음식인 죽으로만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죠. 돌파구를 찾아야 했어요. 그러다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장염에 걸린 동료가 혼자 죽집에 가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옆에서 꼬막비빔밥이나 불고기뚝배기 같은 다른 메뉴를 먹을 수 있다면? (웃음) 이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일상식을 결합한 본죽&비빔밥이라는 브랜드로 빠르게 전환했죠. Q. 성과가 궁금합니다. 비빔밥 메뉴를 결합한 가맹점 월 평균 매출이 크게 뛰었어요. 2022년 한 해 35%가 늘었죠. 상황 파악을 빠르게 하고 메뉴를 다양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매장 운영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문제가 무엇이 있을지 데이터로 파악하고, 현장 방문으로도 수집하죠. 가맹점주 모임 ‘본사모’를 통해 의견도 듣고,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기도 하고요. Q. ‘오래 영업할 수 있는 곳’을 판단하는 과정이 궁금해요. 상권에서의 생존 가능성을 철저히 따지는 거죠. 10년 이상 살아남을 수 있겠다고 판단하는 상권에만 출점해요. ‘우선출점상권’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미 상권이 형성돼 있어서 출점하자마자 매출이 나올 수 있는 곳을 뜻해요. 예상 매출과 수익률이 저희 기준치를 밑돌 것 같은 곳엔 매장을 내지 않아요. 막 만들어진 상권, 갑자기 뜨는 핫한 상권도 웬만하면 들어가지 않고요. 임차료가 너무 높으면 예상 수익률이 떨어지고, 수익률이 낮으면 오래 버틸 수 없거든요. Q. 그 ‘판단’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21년간 총 2100개 매장을 내고 관리하면서 쌓은 데이터가 있어요. 멤버십 회원 30만 명의 구매 패턴을 트래킹하죠. 지역마다 인구 분포도나 주 고객층을 분석할 수 있어요. 어떤 상권에서 어떤 메뉴가 가장 잘 팔리는지도 알 수 있고요. 매출 높은 매장들의 공통점을 뽑아서 고매출 상권의 기준을 세우기도 하죠. 이걸 토대로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상권을 발굴해요. Q. 발굴 후엔요? 현장으로 가요. 저희 브랜드별 가맹팀이 몇 주간 입점지에 머물면서 주변 식당가를 전부 찾아가 밥을 먹어요. 점심 피크 시간대에 사람이 몇 명이 오는지, 줄은 얼마나 오래 서는지, 테이블 회전률이 3회 이상인지, 몇 시까지 손님이 오는지, 주변에 어떤 편의시설이 있는지, 어떤 회사들이 있는지까지 꼼꼼히 봐요. 인원 계수기를 딸깍대면서요.(웃음) 현장 데이터까지 모으고 나면 각 상권에 알맞는 메뉴를 정해요. 특정 연령층이 밀집되지 않은 지역에는 죽과 비빔밥 매장을, 사무실이 많은 지역에는 도시락과 설렁탕 매장을 내는 거죠. 맛에 대한 원칙, ‘환자식’을 넘어서다 김태헌 본죽본부 본부장 ⓒ폴인, 최지훈 Q. ‘목 좋은 곳’에 매장을 내는 게 롱런의 전부는 아닐 것 같아요. 네, 궁극적으로는 맛이죠. 음식 맛이 없거나 지불한 값을 못하는 퀄리티라면 살아남을 수 없어요. 고객들이 찾지 않으니까요. 점주분들이 원칙을 잘 지키는지 계속해서 점검하고 소통해야 하는 이유예요. 창업 전과 후 정기적으로 레시피 교육을 해요. 모든 매장에서 같은 레시피로 똑같은 과정을 거쳐 음식을 만들도록요. 죽을 쑤는 방법부터 들어가는 소스, 식재료뿐만 아니라 쇼핑백과 포장 용기까지 기준을 엄수하도록 해요. Q. 어떤 기준이죠? 저희는 죽을 미리 쑤어 놓지 않아요. 그렇게 할 수 없는 구조예요. ‘염도 35%, 잘게 갈아서, 3소분’. 주문을 이런 식으로 받거든요.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죽을 쑤기 시작해요. 이때 불린 쌀을 200번 저어야 설익지 않고 적당한 식감이 되는데요. 본사 교육 때 직접 200번을 저어서 죽을 쑤는 것부터 시작해요. 제 아이가 이유식을 먹던 시기에 집 앞 매장에 간 적이 있어요. 뭘 먹어야 할지 몰라서 아기가 먹을 게 필요하다고 했죠. 점주분이 알아서 간은 약하게, 아기가 먹기 좋게 곱게 갈아서, 세 번 먹을 양으로 소분해줬어요. 이런 세심한 서비스 경험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Q. 모든 매장에서 같은 맛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결국엔 원칙을 지키는 게 제일 쉬워요. 일반 죽집처럼 반조리된 죽을 해동해 주면 편리하겠지만, 그만큼 떨어진 맛을 다른 방식으로 메워야 돼요. 음식을 서비스하는 곳인데 맛이 아닌 다른 것으로 만회하려고 하면 힘을 두 배로 들여야 해요. 저희는 제일 쉬운 길을 택한 거죠. 본사 스토어매니저(SM)가 매장을 일일이 돌면서 흰쌀죽부터 곤드레돈불백비빔밥 같은 복잡한 메뉴까지 테스트해요. 이번 분기에 찾아갈테니 이 메뉴를 만들어 달라고 하고요. 바쁘면 놓칠 수 있고, 작은 과정으로도 맛이 달라지니까 이런 부분을 꾸준히 안내하는 거죠. ‘죽 전문가’ 마크가 붙은 매장도 있는데요. 본사 연구개발팀이 만든 음식과 동일한 퀄리티를 내는 점주를 ‘전문가’로 인증해줘요. 가맹점주 스스로 고객 신뢰를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본아이에프 Q. 죽은 아플 때 먹는 음식이라는 편견이 있지 않나요. 맞아요. 환자식이라는 이미지가 있죠. 약점일 것 같지만 오히려 강점이 돼줬어요. 아픈 데는 남녀노소가 없잖아요. 소득 구분도 없고요. 아플 때, 건강하게 한 끼 먹고 싶을 때 찾게 되는 음식. 이런 확실한 정체성 덕분에 21년간 코어를 지키며 꾸준히 확장할 수 있었어요. 죽을 ‘일상식’으로 인식 전환을 시도해본 적도 있어요. 2014년에 ‘밥·빵·면, 그리고 죽’이라는 슬로건으로 광고도 했고요. 그런데 죽은 기능식으로서의 역할이 확실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했죠. 죽을 매일 먹진 않지만, 먹어야 하는 사람은 늘 있다고요.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까 가야 할 방향성이 보였어요. Q. 어떤 방향성이요? ‘맛있는’ 환자식을 만드는 거요. 환자라고 아무 맛도 안 나는 허연 쌀죽만 먹으라는 법은 없잖아요. 소고기나 양념처럼 원하는 토핑을 넣으면서도 개인 건강에 맞춰서 조리할 수 있게 했죠. 염도나 토핑의 크기, 섭취량 같은 걸 커스터마이징해서 먹을 수 있도록요. 맛있는 환자식을 뒤집어 말하면, 누가 먹어도 즐거운 음식이에요. 소화도 잘 되고 속도 편한 맛있는 건강식인 거죠. 신짬뽕죽이나 트러플전복죽 같은 별미메뉴를 찾는 고객이 많은 이유라고 생각해요. Q. 메뉴를 다양화해나가는 과정이 궁금해요. 죽이라는 메뉴가 어찌 보면 단조로워 보일 수 있어요. 흰쌀 베이스에서 토핑과 양념만 달라지니까요. 목적식이라는 카테고리에 갇히지 않고 확장하려고 노력했죠. 메뉴 개발에 투자를 많이 하고, 신선함에 한계를 두지 않도록 독려해요. 본설렁탕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가 양곱창뚝배기예요. 저희 연구개발팀 막내 개발자가 제안하고 개발한 건데요. 처음에는 메뉴판에서 되게 튀니까 내부 반응이 미지근했어요. 그런데 연구개발자가 강력하게 추진했고, 결국 본설렁탕이 젊은 고객을 유치하는 데 큰 역할을 했죠. 대외적으로는 아이디어 공모전도 해요. 본죽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인 ‘불낙죽’이 대학생 고객 아이디어에서 나왔어요.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즌을 겨냥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의 이름을 붙였는데요. 2010년 제 1회 공모전에서 대상 받은 메뉴로, 여전히 인기가 높아요. 가맹점의 생존, 본사가 롱런하는 길 "기본을 지키려고 애쓰는 태도가 굼떠보일지라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폴인, 최지훈 Q. 프랜차이즈 외식업이 오래 살아남기 위해 중요한 게 무엇일까요? 프랜차이즈든 로컬브랜드든, 외식업이든 비외식업이든 롱런하려면 고객 만족이 지상과제죠. 고객의 만족 없이 성공하는 브랜드는 없어요. 만족은 어디에서 올까요. 유행 타는 이벤트를 하거나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반짝 상품을 내놓는 건 흥미는 채워줄 수 있지만 뭉근한 만족을 줄 순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의 모태인 죽이 줄 수 있는 경험도 아니고요. 결국 또 원칙이에요. 기본을 지키려고 애쓰는 태도가 굼떠 보일지라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저희같은 프랜차이즈 외식기업은 모든 매장에서 같은 서비스와 맛을 내는 게 경쟁력일테고요. ‘음식은 먹고 서운한 감이 있으면 안 된다’는 게 창업주의 철학이에요. 죽 한 그릇 양도 21년간 800g로 똑같이 유지하고 있어요.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비즈니스 원칙도 있고요. 인테리어나 이벤트 같은 데 치중하기보다 메뉴 개발과 교육, 사업적인 부분에 물적·인적 자원을 투자하죠. Q. 예를 든다면요? 웬만하면 매장 상권이 겹치지 않도록 해요. 점주끼리 경쟁하지 않고 오래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요. 그러다 보니 대량 단체 수주를 받기 어렵더라고요. 지역 내 주문할 수 있는 매장 한 곳이 다 처리하기 힘드니까요. 그런데 단체 수주는 매출에 영향을 크게 미치거든요. 그래서 B2B제휴팀을 만들었어요. 대량 주문을 받아서 지역 가맹점에 분배하는 역할을 하죠. 2018년 평창올림픽 성화 봉송이 제주도에서 평창까지 이어졌는데요. 이때 제가 팀을 이끌어서 이동 인원의 도시락 단체주문 계약을 따냈어요. 제주도부터 평창에 있는 가맹점에 수량을 분배했죠. 이런 건 개별 매장에서 하기 어려워서 본사 차원에서 수요를 일으켜줘야 해요. 그래야 오래 살아남아요. Q. 죽으로 시작해 업력 21년이 된 본아이에프의 다음 목표가 궁금합니다. 프리미엄 한식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거요. 저희는 ‘아픈 사람이 먹는 죽이 돈이 되겠냐’는 편견을 넘어섰잖아요. 이런 돌파력을 다른 종류의 음식에도 적용하려고 해요. 앞으로는 이유식과 환자식, 실버푸드도 건강하면서도 맛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베이비본죽 등 유동식 분야도 진출한 이유고요. Joongang 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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