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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워진 한식의 부상

 

한국의 탑셰프들, 전통과 역사가 풍부한 최상의 요리로 국내외 ‘한식 물결’ 일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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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은 세계에서 가장 생동감 넘치는 음식 문화 중 하나이다. 풍부한 색감과 식감, 셀 수 없이 많은 반찬 가지 수, 매운 찌개, 강렬한 발효 맛을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이렇게 특별한 한식은 종종 더 잘 알려진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에 밀려 국내에서 소비되는 일상적인 음식으로 과소평가되곤 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창의적인 신세대 셰프들이 등장했고, 이들은 친숙한 한국의 맛에 글로벌한 기술을 접목시킴으로써, 서울의 한식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이들 셰프는 사람들이 식사를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면서, 지역 농산물에도 주목하고 있다. 새로워진 한식은 국내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 요리의 정수를 선보이다
한식 요리로 최고의 권위를 차지하고 있는 곳은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가온’이다.  ‘가온’이라는 캔버스에 장식, 음악, 맛을 통해 한반도의 문화와 역사를 그려내고 있다. 그는 조선왕조 시대의 요리를 가온의 정제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두꺼운 한국 역사책을 깊이 연구했다.

흔히 전통적인 한정식이라고 하면, 긴 테이블에 펼쳐진 음식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김 셰프는 고급 멀티코스 요리의 세심한 흐름과 스토리텔링의 힘을 믿고 있다. 김 셰프는 “들려줄 이야기가 있고, 요리사의 마음이 손님에게 전해지는 방식으로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바로 그것이 나에게는 파인 다이닝”이라고 말한다.

식사의 구성이 바뀌었을 지 모르지만, 그의 요리의 핵심은 한식의 본질, 즉 자연의 소박함이다. 김 셰프는 “여백의 미는 사람들이 전통 한식에 대해 얘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라며 “여기서 ‘여백의 미’는 소박함을 의미한다. 한식의 아름다움은 하나의 접시 위에 너무 많은 요소를 담지 않는 자연스러움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한식의 재창조

김 셰프를 중심으로 서울의 미식계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가온’이 또 다른 고급 한식당 ‘라연’과 함께 3스타를 받는 동안, 셰프가 주도하는 컨템퍼러리 한식 트렌드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한식 트렌드는 서양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배경 안에 전통 기법과 혁신적인 기술이 혼합된 재료 중심적이라고 묘사된다.

이 준 셰프 또한 김 셰프와 마찬가지로 스토리텔링과 한국의 독특한 제철 식재료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이 셰프가 몸담고 있는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스와니예(Soigné)에서는 지역 농산물이 세상 단 하나뿐인 그의 삽화적인 메뉴의 주인공이다. 각 에피소드는 세심하게 계산된 맛으로, 3개월마다 완전히 바뀐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에피소드 19’는 한반도를 둘러싼 세 개의 바다를 주제로, 지역 해산물의 풍부함과 계절 변화를 강조한다.

반면, 그의 서양식 영향은 요리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셰프는 “미국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내 요리의 뿌리는 미국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가지는 한국, 잎은 이탈리아와 프랑스다”라며 “나는 굳이 한식을 현대화 시키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다만, 나 자신도 현대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기 때문에, 내 모든 요리도 자연스럽게 현대화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김 셰프는 동료 한식 셰프들에게 이러한 균형을 가질 것을 상기시킨다. 그는 “다음 세대가 점점 더 글로벌화 되면서, 사람들은 종종 그들의 정체성과 전통을 잃어버리곤 한다”라며 “정체성과 전통은 주관적인 능력과 시야로 인해 너무나도 쉽게 변형된다. 변화도 물론 좋지만 한식의 전통과 정직함 또한 중요하다”고 말한다.

반면, 이 셰프는 전통을 존중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단순한 보존만이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강력하게 지지한다. 그는 “재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자동차 회사처럼 요리 또한 유산을 보존하고 핵심 철학을 존중하면서 동시에 기술과 더 멋진 디자인을 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반드시 과거를 사랑해야 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원하는 부분을 선택해서 무언가를 더 멋지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환경과 계절 변화에 주목

셰프들의 요리 철학이 무엇이든 간에, 한 가지는 일관되게 강조된다. 그것은 바로 ‘그 나라의 환경과 계절성을 보여주는 지역에서 얻어진 농산물에 주목하는 것’이다.

서울의 미쉐린 플레이트 레스토랑 ‘류니끄’의 류태환 셰프는 한국의 예산 지방에서 달콤한 과즙이 풍부한 사과를 먹고 자란 돼지고기를 사용하고,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이 만나서 해양 생물이 모이는 서천 해안가에서 잡은 제철 해산물을 사용한다.

그러나 서울에 있는 컨템퍼러리 한식을 옹호하는 셰프들에게 농산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은 하나의 도전 과제다. 파인 다이닝이 비교적 흔치 않은 도시에서 지역 농산물의 기준 소매 가격은 트러플 또는 푸아그라와 같은 종래의 고급 수입 식재료와 맞먹는다.

류 셰프는 거리가 짧기 때문에 싱싱한 제철 식재료를 구할 수 있지만, 지역 농산물이 고급 수입 식재료보다는 아니더라도 그만큼 비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만약 사람들이 재료에 더 높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면, 여전히 트러플 같은 재료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정서는 류 셰프와 이 셰프와 같은 셰프들이 우리에게 잊혀진, 혹은 유행이 지난 지역 식재료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으면서 점차 변하고 있다. 이 셰프는 그의 여름 메뉴에 사용하는 더덕 뿌리를 예로 들었다. 섬유질로 된 쓴 맛이 나는 더덕 뿌리는 약효 성분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 식재료로, 옛날에는 식초나 소금에 절여 보관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젊은 셰프들은 더덕 뿌리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전혀 모른다”면서 “우리는 더덕 뿌리를 보존하는 데 더 이상 소금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이제는 이 전통적인 재료를 이용해서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 때”라고 강조했다.

‘스와니예’의 이 셰프는 더덕 뿌리를 천천히 조리한 후, 손으로 친 세이지 버터와 해바라기씨 가루와 함께 캐러멜라이징한다. 이렇게 아주 오래된 재료는 유쾌한 컨템퍼러리 요리로 탈바꿈된다.

류셰프는 “한국에는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다”라며 “이는 옛 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 것을 아는 것을 뜻한다”라고 설명했다.


한식을 세계 무대로

뉴욕에서 요리학교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n)를 졸업한 임정식 셰프는 그의 서울 본점과 뉴욕 레스토랑을 통해 한식을 세계에 알린 공로로 인정받는 인물이다. 10년 전, 임 셰프는 서울에 ‘정식’을 오픈하며 컨템퍼러리 한식 파인 다이닝을 개척했으며, 한국에 ‘신(新) 한식’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그러나 임 셰프의 업적은 해외에서 더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2012년, 그는 뉴욕의 트라이베카에 두 번째 레스토랑을 오픈 했고, 이 레스토랑은 같은 해 미쉐린 가이드 별 한 개를 받은 데 이어, 미쉐린 가이드 뉴욕 2014에서는 별 두 개를 받았다. 미쉐린 음식 평론가들은 임 셰프의 복잡하고 자신감 넘치는 요리에 열광했다. 그의 요리는 푸아그라로 채운 속을 와규 슬라이스로 싼 만두를 깊은 맛의 비프 수프에 담은 요리와 블랙 트러플 라이스와 겨자, 다시로 우려낸 문어를 넣고 싼 참치 김밥과 같은 한국의 전통을 반영한 음식에서 특히 더 두드러졌다.

그의 대표 식당인 ‘정식’은 한국에서 미쉐린 가이드가 론칭된 2017년에 별 한 개를, 2018년 에디션과 2019년 에디션에서는 별 두 개를 차지했다. 임 셰프에게 있어 미쉐린 가이드는 한식을 세계 무대에 올려 놓을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현대적인 한식 파인 다이닝의 위상을 높이는 존재다.

그는 “한국에서의 이 모든 광경은 10년 전 셰프 오너 컨셉과 프랑스 요리가 한국에 도입되면서 시작되었고, 이후로 지금까지 발전해 왔다”라며 “한국의 파인 다이닝은 치열한 경쟁으로 퀄리티가 매우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규모는 작았다. 그러나 미쉐린 가이드 덕분에 사람들이 파인 다이닝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한식도 글로벌하다’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한다.

진정으로 한식의 미래는 밝다. ‘가온’의 김병진 셰프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는 “단지 미쉐린이 한식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해서, 세계가 우리의 음식의 다양성을 하루 아침에 이해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라며 “한국인들 또한 우리 음식의 다양성을 포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파인 다이닝 문화는 이제 막 시작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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