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미각을 만족하지 못하면 결코 완전하게 행복해질 수 없다.”19세기 미식가 브리아 샤바랭이 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찾기 위해 시간과 비용과 노력의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 2009년, 미식은 최상의 문화이자 세계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문화 코드가 되었다. 건강에 좋고 친환경적인 전통 한식에 세련된 해석을 더해 전 세계인의 입맛은 물론 마음까지 사로잡을 비결을 특급 호텔 총주방장 7인이 제안한다.
미니멀로 완성한 한정식
‘한식’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큰 상차림’. 상다리가 부러져라 차리는 한정식이 부담스럽다면 적은 양을 깔끔하게 담아 낸 서울 신라 호텔 서상호 총주방장의 모던 테이블에 주목할 것. 요리도 달라졌다. 구룡포산 성게알과 거위간을 넣은 달걀찜, 개군 한우에 배와 트뤼플로 향을 더한 육회, 버섯을 곁들인 생강맛 장어구이, 부르고뉴 스타일의 쇠고기 요리를 응용한 강진맥우 갈비찜과 오곡밥, 로메인 레터스 겉절이, 양지와 자연송이로 맛을 낸 삯국수, 상큼한 한라봉 화채.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6품만으로 전통 한정식의 맛과 질감을 살리고, 미니멀한 담음새로 한결 세련된 한정식을 완성했다. 서울 신라 호텔, 서상호 총주방장
메인디시로 태어난 감각적 애피타이저
애피타이저, 오르되브르, 전채…. 입맛을 돋우기 위해 제공하는 음식은 최상의 재료와 최고의 프레젠테이션이 특징이다. 호텔 인터컨티넨탈 서울 총주방장 닉 플린은 맑은 김칫국물로 만든 젤리, 감귤즙과 참기름에 재운 관자, 꽃게살을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 삼색전, 냉채 등으로 일관했던 한식 애피타이저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플레이트 가운데 붓으로 그린 고추장 소스, 꽃잎과 함께 장식한 인삼 거품, 작은 인삼까지 곁들여 한국적인 우아함을 더했다. 호텔 인터컨티넨탈 서울, 닉 플린 총주방장
마음대로 디자인하는 비빔밥
마이클 잭슨도, 귀네스 팰트로도 젓가락으로 비벼가며 제대로 먹을 줄 안다는 비빔밥. 잘 지은 밥에 각종 나물과 달걀지단, 고추장을 턱 얹으면 완성할 수 있으니 한국식 패스트 푸드요, 원하는 재료를 골라 토핑할 수 있는 DIY 메뉴다. 게다가 제철 채소가 풍부한 웰빙 음식으로, 이미 가장 세계화된 한국 음식이다. 롯데 호텔 서울의 이병우 총주방장은 놋그릇에 밥을 따로 준비하고, 각종 나물과 해산물,고추장과 들기름을 종지에 나눠 담은 비빔밥을 제안한다. 매운맛이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은 고추장 양을 조절할 수 있고, 채식주의자인 경우 번거롭게 주문할 필요 없이 채소만 골라 담을 수 있다. 정부가 개발 제한 구역으로 지정한 강화도의 쌀, 채소와 낙지, 새우만을 사용해 식재료의 개성을 살렸다. 롯데 호텔 서울, 이병우 총주방장
한식으로 매치한 샴페인 브런치
몇 해 전부터 주말 아침 풍경을 새롭게 바꾼 브런치 열풍. 하지만 달걀 요리, 와플, 샐러드 같은 서양 음식만으로 브런치 테이블을 꾸며야 할까? W 서울 워커힐 총주방장 키아란 히키는 경쾌하고 세련된 한식과 함께하는 브런치를 구상했다. 푸아그라로 소를 채운 만두와 송이버섯 맑은 수프, 방어구이와 쑥갓 퓌레를 곁들인 강원도산 감자튀김, 명란젓 커스터드, 새우·갈비·채소를 넣은 밀전병말이, 피클과 칠리를 곁들인 제주산 새우꼬치를 간결한 화이트 접시에 담고 샴페인 한 잔을 더했다. 한식과 양식의 재료와 조리법이 한데 어우러진 고급스러운 한식 브런치. W 서울 워커힐, 키아란 히키 총주방장
숯불 없이 즐기는 갈비찜
‘코리안 바비큐’로 널리 알려진 불고기와 갈비. ‘지지직’ 군침 도는 소리를 내며 불판 위에서 직접 굽는 것도 좋지만 좀 더 격식 있는 메인 요리에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총주방장 토마스 배너는 24시간 동안 쪄 부드러워진 한우 갈비를 한입 크기로 잘라 불고기 소스를 곁들인 후 김치만두, 청경채무침을 가니시로 담아 ‘Chairman’s Dish’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정찬이나 칵테일 파티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듯. 그랜드 하얏트 서울, 토마스 배너 총주방장
국물 없는 육개장
우리에게는 얼큰하고 친숙한 육개장이지만, 이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은 빨간 국물과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푹 삶은 채소와 고기 때문에 선뜻 숟가락을 들지 못한다.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의 이민 상무는 고추기름을 넣어 얼큰하게 만든 육개장 소스를 안심 스테이크 슬라이스 위에 얹어 메인 디시로 만들고, 고사리와 콩나물, 파 등은 켜켜이 쌓아 올린 다음, 깻잎과 호박으로 오곡밥을 돌돌 말아 사이드 디시로 연출했다. 초선탕은 단촛물에 절인 전복과 새우, 오이, 밤, 대추 등을 넓게 펼치고 잣 육수를 부어 내는 전통적인 틀을 깨고, 갖은 재료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프렌치식으로 담았다. 뼈대가 탄탄하다면, 어떤 옷을 입혀도 그 본질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 이민 상무
한국식 디저트 테이블
식사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디저트는 식사의 수준을 가늠하는 절대적인 기준이건만, 식혜나 수정과, 각종 떡 등 대표적인 한국식 디저트는 심플하기 짝이 없다. 파크 하얏트 서울의 스테파노 디 살보 총주방장 역시 한식을 오트 퀴진 등급으로 올릴 수 있는 열쇠는 ‘디저트’가 쥐고 있다고 말한다. 오미자와 유자, 서양배에 비해 수분 함량과 당도가 높은 한국 배 등 제철 과일에 젤리와 셔벗, 샤블레 등 서양식 제과 테크닉을 접목해 한국식 디저트 테이블을 완성했다. 오미자 펀치로 만든 오미자 젤리, 수정과로 만든 셔벗, 인삼으로 만든 아이스크림, 한국 배로 만든 샤블레 등 부드러움과 쫄깃함, 차가움 등 질감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포인트.
절인 딸기에 오미자 젤리를 올린 후 수정과 셔벗으로 하이라이트를 준 디저트는 실제로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한 프랑스 여배우 줄리에트 비노슈가 가장 좋아한 메뉴였다고. 파크 하얏트 서울, 스테파노 디 살보 총주방장
디자인하우스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무엇일까. 한국 하면 김치를 생각하던 이전과 달리 한류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한식이 알려지면서 외국인들이 찾는 한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트렌드에 따라 파막(파전+막걸리), 치맥(치킨+맥주), 삼쏘(삼겹살+소주) 등 한국에서 꿀 조합이라 불리는 메뉴들도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요즘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인 못지않은 한국 입맛을 보여주는 외국인들도 많다. 과연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국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1. 불고기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식을 보면 '불고기'는 항상 들어있다. 불고기는 코리안 바비큐라 불리며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일반 바비큐와 다르게 뼈를 발라내지 않아도 되고, 매운맛이 강한 김치와 달리 고기에 달달한 간장양념을 더해 남녀노소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다. 외국에 한식당을 차려 운영하는 과정을 담은 tvN <윤식당>에서도 주메뉴로 불고기를 선택했다. 이 방송을 통해 많은 외국인이 자연스레 불고기를 주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 삼겹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와서 가장 먹고 싶어 하는 음식 중 하나가 '삼겹살'이라고 한다. 고소하니 쫄깃한 삼겹살과 딜리셔스 소스라 불리는 쌈장까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유튜브에는 삼겹살이 낯선 외국인들을 위해 삼겹살을 쌈 싸 먹는 튜토리얼이 수두룩하다. 특히 할리우드 배우들도 한국에 방문하면 꼭 먹고 싶은 음식으로 자주 언급하는데, 영화 '어벤져스'의 주역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영화 홍보차 한국에 방문했을 때 삼겹살과 소주를 즐긴 인증사진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3. 잡채 젓가락질을 힘들어하는 외국인들이 파스타처럼 즐길 수 있는 한식 '잡채'. 맵지도 않고, 간장양념을 베이스로 단맛이 돌아 코리안 누들로 인기를 얻고 있다. 쫄깃한 당면에 각종 채소와 고기를 넣어 맛뿐만 아니라 비주얼까지 훌륭한 음식이다. 4. 파전 '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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