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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 온 세상을 맛깔스럽게 아우르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가 비빔밥이다. 담음새가 정갈한 비빔밥은 전 세계인이 좋아하는 한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과 할리우드 여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헤더그레이엄도 비빔밥을 예찬했다. 기내식으로 가장 먼저 선보이기도 했고 지금도 세계인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음식이다. 갖가지 재료들이 어우러져 한데 담겨있는 모습은 우리가 사는 모습과 닮았다. 한국인을 표현하는 음식 비빔밥은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고유의 음식이다. 다양한 식재료와 밥을 한 그릇에 섞어 먹는 문화는 어느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아이디어 또한 뛰어난 음식이다. 넣는 재료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비빔밥은 스펙트럼이 넓다. 새싹을 넣으면 새싹비빔밥, 주꾸미를 넣으면 주꾸미비빔밥. 안의 재료가 많든 적든, 귀하든 흔하든 상관없다. 밥, 반찬, 양념의 조합으로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자체로 맛있는 메뉴가 완성된다. 비빔밥은 한국인을 제대로 표현하는 음식이다. 맛도 맛있지만 사람 간의 정을 나누고 모난 곳 없이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과 닮았다. 각양각색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이것들이 하나가 되었을 때는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것 또한 한국인과 비슷하다. 부븸밥과 비빔밥 비빔밥이 처음으로 기록된 문헌은 「시의전서」로 알려져 있다. 한자는 骨董飯, 한글로는 부븸밥이라고 기록했다. 1921년 「조선요리제법」과 1940년 「조선요리」, 이를 한국어로 변환한 1948년 「우리음식」에도 비빔밥에 대한 내용이 있다. 이 책들이 설명하는 비빔밥의 조리법은 모두 다르다. 하지만 크게 보면 밥과 여러 재료들을 비벼 그릇에 담고 그 위에 다시 재료를 올리는 방식이다. 1976년 「한국요리백과사전」에는 궁중음식편에서 비빔이라는 메뉴명으로 오늘날의 비빔밥과 비슷한 조리법을 담고 있다. 이 책에는 그릇에 흰밥을 담고 그 위에 재료를 올려 완성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함양집 기존의 문헌과 달리 미리 한번 비벼 담지 않는다. 일제시기 때 잡지「별건곤」의 ‘팔도명식물예찬’ 코너에서는 진주비빔밥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서는 미리 비벼서 고객에게 내지 않고 먹는 사람이 고추장을 넣어 직접 비벼먹는다고 적혀 있다. 이는 1980년대에 외식업소에서 비빔밥을 판매하면서부터다.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조리법을 단순하게 변화시킨 것이다. 「별건곤」에서도 가격이 싸서 누구나 쉽게 배고픔을 면할 수 있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한국요리」에는 밥을 비벼 오래두면 맛이 없다는 기록이 있다. 이처럼 불시에 오는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모두 한 번에 비빌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견해도 이 변화의 근거에 힘을 실어준다. 비빔밥, 넌 어디서 왔니? 비빔밥은 조리법이 나와 있을 뿐 어떻게 유래되었는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그동안의 문헌, 역사들을 토대로 다양한 설로 유추하고 있다. 먼저 조선서대 임금이 먹는 수라 중 하나였다는 것에서 유래된 궁중 음식설, 임금이 몽진했을 때 수라상에 올릴 음식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밥에 나물을 비벼 올렸다는 임금 몽진 음식설, 농번기 때 번거롭지 않게 한데 비벼 먹었다는 농번기 음식설, 동학군이 그릇이 부족해 그릇 하나에 여러 음식을 받아 비벼먹었다는 동학혁명설, 집이 아닌 먼 곳으로가 제사를 지낼 때 모든 제물을 골고루 먹기 위해 그릇 하나에 다 넣고 비벼 먹었던 음복설, 새 해를 맞이하기 전 묵은 음식들을 다 먹기 위해 비벼 먹었던 묵은 음식 처리설, 각설이가 쪽박에 찬과 밥을 얻어 와서 모두 섞어 먹었다는 각설이 품바설 등이 있다. 각자 나름의 그럴듯한 근거가 바탕이 돼 확실히 무엇으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추측만할 뿐이다. 많이 범하는 오류 중 하나가 비빔밥이 중국의 골동반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동국세시기」에서는 골동면을 언급하면서 반유반(盤遊飯)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국의 골동반은 반유반을 뜻한다. 반유반은 생선 류의 다양한 반찬 위에 밥을 담아 만든 도시락을 일컫는다. 「시의전서」에서의 골동반(부븸밥)은 현재 비빔밥의 형태와 비슷하다. 밥 위에 찬을 얹고 고춧가루, 기름, 깨소금을 넣어 비빈다. 반유반은 우리의 비빔밥과 다른 모습이다. 비빔밥과 고추장의 불편한 진실 비빔밥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고추장이다. 어떤 재료를 넣고 비비든 고추장은 필수다. 예전에는 고추장 대신 고춧가루를 사용하기도 했다. 옛날에는 비빔밥에 육회를 넣을 때 보관 장치가 없어 신선도가 좋지 않았다. 이때 잡내와 비린내가 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고추장을 살짝 넣었다. 필수보다는 선택사항이었다. 고추장을 본격적으로 넣기 시작한 것은 음식점에서 메뉴로 비빔밥을 선도입되면서로 보고 있다. 고객이 직접 비벼 먹으면서 간을 맞추기 위해 고추장이 사용된 것이다. 고추장이 들어간 비빔밥은 분명 한국의 전통 비빔밥과 다르다. 하지만 현재의 한국을 잘 표현하는 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환경과 시대의 흐름에 변화를 거듭해왔다. 비빔밥도 세월에 맞춰 변해온 것이다. 다만 지금의 비빔밥과 함께 전통 그대로의 비빔밥을 모두 인지하고 후세에도 이어질 수 있는 움직임은 필요하다. 전주비빔밥과 진주비빔밥 한국에는 통영비빔밥, 해주비빔밥 등 지역별 특색 있는 비빔밥이 많다. 사실, 무한한 종류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게 비빔밥이다. 그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제철에 재배되는 식재료를 넣으면 그만의 개성 있는 비빔밥이 되기 때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비빔밥으로는 진주비빔밥과 전주비빔밥이 있다. 진주비빔밥은 오래된 전통과 역사를 지녔다. 전주비빔밥은 한국 내에서 브랜드 가치가 가장 세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삼각 김밥의 경우 판매 1위가 전주비빔밥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비빔밥은 한국인 인식 속에 한국을 대표하는 메뉴이자 전주 향토음식이다. 하지만 전주비빔밥은 그 역사를 찾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조선시대에는 전주비빔밥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 비빔밥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은 서울 한 백화점에서 전주비빔밥을 판매하면서부터다. 당시 백화점에서 먹는 비빔밥은 별다른 외식 음식이 없던 한국인들에게 한식이라는 이유만으로 빠르게 인지되었다. 대중화되어 있는 돌솥비빔밥도 1960년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개발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전주비빔밥의 역사는 진주비빔밥보다 짧지만 한국을 잘 표현하는 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진주비빔밥은 문헌에서 오래된 역사를 찾아볼 수 있다. 「별건곤」에서는 ‘경상도의 명물 진주비빔밥’을 제목으로 기사가 실려 있다. 1946년 「조선상식문답」에서는 우리나라 각 지역의 유명한 음식을 소개하며 진주는 비빔밥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진주비빔밥은 칠보화반이라고도 불리는데 1966년 「설창수전집」에서 화반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러 문헌과 기록을 보았을 때 시대적인 상황과 발전되어온 역사를 알 수 있다. 전주비빔밥은 현재의 모습을 잘 담아 왔고 진주비빔밥은 과거 전통을 잘 나타낸다. 깊이나 진실 공방을 떠나서 두 음식 모두 한식이라는 큰 틀에서 모두 중요한 지역 향토음식이다. 전 세계의 입맛을 골고루 비비다 비빔밥의 세계적인 관심은 1997년 팝의 황제 마이클잭슨의 내한 이후 시작됐다. 당시 마이클 잭슨이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고 알려지면서 재조명됐다. 지극히 한국적인 맛이 외국인에게 소구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던 일.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그 맛이 전 세계적으로 통했다. 항공사에서는 기내식으로 비빔밥을 선보였고 정부는 한식의 세계화에 비빔밥을 선두주자로 내세웠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금, 비빔밥은 5대 영양소를 골고루 함유하고 있다. 채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어 웰빙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식재료를 넣어 취향대로 즐길 수 있다. 메뉴 자체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구축할 수 있어 메리트로 작용한다. 천황식당 한 외식전문가는 '비빔밥은 비비는 사람만큼의 종류가 있다'고 말한다. 같은 재료의 똑같은 비빔밥이라도 누가 비비는지에 따라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매번 다른 비빔밥이 만들어진다. 다른 나라의 음식의 경우 생전 처음 접하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이미 만들어진 음식을 먹을 뿐이다. 하지만 비빔밥은 다르다. 누구라도 쉽게 조리과정에 참여해 자신의 음식으로 맛볼 수 있다. 이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닌 같이 참여하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비빔밥은 세월을 겪으며 자연스럽게 변모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미리 비벼놓은 비빔밥을 음식물 쓰레기로 비유하며 폄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 고유의 비비는 문화는 전 세계인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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