可使食無肉 不可居無竹. 無肉令人瘦 無竹令人俗. 人瘦尙可肥 士俗不可醫 (가사식무육 불가거무죽. 무육령인수 무죽영인속. 인수상가비 사속불가의) 고기를 먹지 않고는 살 수 있어도 대나무 없는 곳에서는 살 수 없다. 고기를 못 먹으면 여위지만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이 속스러워진다. 사람이 여윈 것은 살찌게 할 수 있지만 선비가 속스러운 것은 고칠 수가 없다. 중국 북송(北宋)의 시인 소동파는 묵죽송(墨竹頌)에서 위와 같이 대를 칭송하였다. 대나무는 2차 세계대전 때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에서도 유일하게 생존했고 월남전 때 고엽제 살포에도 끄떡없이 살아남을 정도로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소나무와 함께 늘 푸른 잎을 지니고 있고 대나무는 그 곧은 모양새와 속을 비우고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특성으로 현자의 상인 동시에 예지의 모습을 상징, 덕을 겸비한 선비로 비유된다. 곧게 뻗은 마디의 뚜렷함과 세로로 쪼개지는 성질은 선비의 지조와 부녀자의 절개로 비유되는데 성리학의 시조인 정몽주의 선죽교 이야기나 민영환의 혈죽 이야기는 이러한 충절의 내용에 기인한 것이라 하겠다. 지하에 그물처럼 얽혀있는 뿌리의 모습은 단결심을 상징하고 혼인 초례상에 청실홍실을 걸어 신랑신부의 절개 다짐과 무속인의 집에 꽂혀 신의 통로나 신의 강림처를 상징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우리 생활과학과 관련된 내용으로 동치미에 댓잎을 띄우면 겨울이 다 가도록 군내가 나지 않고, 대나무 숯으로 고기를 구우면 고기가 잘 타지 않고, 대나무 통에 찐 밥은 한여름 상온에서도 밥이 빨리 쉬지 않으며, 대나무 숲을 걸으면 진토와 이뇨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우리 조상들은 오래 전부터 수저와 젓가락, 밥 주걱, 광주리, 소쿠리, 조리, 대자리, 문발, 죽부인, 모자, 배게, 밥그릇, 연의 살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용품들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상상의 새인 봉황이 잠을 잔다는 대나무. 60년에 한번 꽃을 피우니 그 꽃을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