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한국의 다서’ 작업을 나와 함께 한 유동훈 선생이 연구실에 와서, 갓 나온 하동 첫 우전차(雨前茶)를 우려내 준다. 해차 향에 입안이 온통 환하다. 이 맛은 표현이 참 어렵다. 비릿한 듯 상큼한 생기가 식도를 따라 도미노 넘어가듯 퍼진다.
돌돌 말린 첫 잎은 생김새가 뾰족한 창과 같다 해서 다창(茶槍)이다. 여기에 두 번째 잎이 사르르 풀려 깃발처럼 내걸리면 그것이 일창일기(一槍一旗)다. 그 잎을 채취해 우전차를 만든다. 우전은 이렇게 창 끝에 깃발 하나 또는 둘을 달고 달려온다. 찬 겨울의 눈보라를 견디고, 자옥한 새벽 안개에 잠겨 차곡차곡 한 켜 한 켜 농축한 천지의 화기(和氣)가 창 끝처럼 솟았다. 그 첫 잎이 불기운과 만나 비비고 덖여 빚어진 해차는 절정의 결정체다. 이것을 그냥 차라고 부르기는 미안하다.
이 차가 다시 불을 머금은 물에 몸을 풀어 제 안에 깃든 다신(茶神)을 힘껏 불러낸다. 최적의 불과 최상의 물을 만난 차는 지고지순(至高至純)이다. 말을 붙이면 다 군더더기다. 이때 나는 차가 아닌 대지의 원기를 마신다.
전승업(全承業·1547~1596)은 ‘다창위부(茶槍慰賦)’에서 차 마시는 일을 노래했다. 찬 샘물을 길어 와 차를 넣고 끓인다. 뚜껑을 덮어 김을 막자 보글보글 끓던 찻주전자에 푸른 빛이 떠올랐다. 이윽고 물결이 가라앉아, 마른 입술에 찻물을 적시니 바싹 말랐던 창자가 젖어들며 온몸에 천향(天香)이 풍긴다. 좀 전의 답답하던 마음은 간 데가 없다. 막혔던 오목 가슴도 뻥 뚫렸다. 내려가지 못해 서걱대던 기운이 더는 걸리지 않는다.
전승업은 다창, 즉 차가 근심의 성을 쳐부수는 놀라운 무기(破愁城之利器)라고 했다. 세상 사람들이 이 맛을 몰라 술만 찾아 고래처럼 마셔대고, 마셨다 하면 끝장을 본다. 술이 근심을 잊게 해 준다며 망우군(忘憂君)으로 이름 지었지만, 술은 그나마 없던 덕마저 손상하고 만다. 근심은 잊히는 대신 더해진다. 차는 그렇지 않다. 근심을 깨부수어 녹인다. 내 비록 초라한 띠 집 아래 살아도 흥취는 늘 구름 노을 너머로 넘논다. 좋은 벗과 마주 앉아 첫 해차를 우려내는 토요일 오후! 나는 누구고 여기는 어딘가?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무엇일까. 한국 하면 김치를 생각하던 이전과 달리 한류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한식이 알려지면서 외국인들이 찾는 한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트렌드에 따라 파막(파전+막걸리), 치맥(치킨+맥주), 삼쏘(삼겹살+소주) 등 한국에서 꿀 조합이라 불리는 메뉴들도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요즘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인 못지않은 한국 입맛을 보여주는 외국인들도 많다. 과연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국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1. 불고기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한식을 보면 '불고기'는 항상 들어있다. 불고기는 코리안 바비큐라 불리며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일반 바비큐와 다르게 뼈를 발라내지 않아도 되고, 매운맛이 강한 김치와 달리 고기에 달달한 간장양념을 더해 남녀노소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다. 외국에 한식당을 차려 운영하는 과정을 담은 tvN <윤식당>에서도 주메뉴로 불고기를 선택했다. 이 방송을 통해 많은 외국인이 자연스레 불고기를 주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 삼겹살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와서 가장 먹고 싶어 하는 음식 중 하나가 '삼겹살'이라고 한다. 고소하니 쫄깃한 삼겹살과 딜리셔스 소스라 불리는 쌈장까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유튜브에는 삼겹살이 낯선 외국인들을 위해 삼겹살을 쌈 싸 먹는 튜토리얼이 수두룩하다. 특히 할리우드 배우들도 한국에 방문하면 꼭 먹고 싶은 음식으로 자주 언급하는데, 영화 '어벤져스'의 주역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영화 홍보차 한국에 방문했을 때 삼겹살과 소주를 즐긴 인증사진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3. 잡채 젓가락질을 힘들어하는 외국인들이 파스타처럼 즐길 수 있는 한식 '잡채'. 맵지도 않고, 간장양념을 베이스로 단맛이 돌아 코리안 누들로 인기를 얻고 있다. 쫄깃한 당면에 각종 채소와 고기를 넣어 맛뿐만 아니라 비주얼까지 훌륭한 음식이다. 4. 파전 '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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