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 대표가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과 비용이 배달시켰을 때보다 현격히 많아지고 있다"며 "배달서비스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 가정집에서 부엌이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모바일 배달서비스 업체인 딜리버리히어로의 외스트버그 대표는 음식 배달 주문 기술의 발달에 따라 개인생활 패턴과 주택 구조도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독일 소재 딜리버리히어로는 창업 8년 만에 유럽 중동 남미 등 전 세계 41개국에 진출한 글로벌 최대 모바일 배달서비스 기업이다. 진출한 41개국 가운데 33개국에서 1위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에선 '요기요'와 '배달통' 등 브랜드로 진출했다.
창업자인 외스트버그 대표는 오는 27일 세계지식포럼 오픈세션에서 '스테이 헝그리!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의 비법'이란 제목으로 예비 창업자들과 학생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는 강연에 앞서 최근 서면 인터뷰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젠 배달서비스가 많이 익숙해졌다. 앞으로 방향은.
▷음식이나 신선 재료를 배달하는 것은 이미 아주 익숙한 일이다. 이제는 분야를 확장할 때다. 약국의 비상약과 꽃집의 장미 한 송이까지도 음식과 함께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주문하고 15분 내에 받게 될 것이다. 이는 사실 미래가 아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미 이 같은 서비스를 터키 6개 도시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이스탄불에 있는 백화점 12곳에서 준비 중이며 백화점 52곳과 추가로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품목뿐 아니라 서비스 내용 측면에서 발전할 부분은.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방식의 주문이 정보기술(IT) 발달의 힘으로 가능해질 것이다. 예를 들면 음성 주문도 그중 하나다. 운전할 때처럼 터치가 불편한 상황에서 유용하다. 동영상 메뉴도 가능하다. 5G 시대가 되면서 데이터 이용이 더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가능해진다. 피자 사진보다 피자를 굽는 과정이나 완성된 피자에서 모락모락 김이 날 때 더욱 맛있게 느껴질 것이다. 개인화 음식 추천도 더 발전할 영역이다. 무엇이 먹고 싶은지 잘 모를 때 선택장애 없이 메뉴를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생긴다.
―푸드 테크가 발전한 미래 모습은 어떨까.
▷공간의 변화가 이어질 것이다. 가정집만 해도 그렇다. 스위스연방은행이 발간한 최근 보고서에서는 집에서 식사를 만들기 위해 소비하는 시간과 비용이 배달시켰을 때보다 현격하게 비효율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꼽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요리는 취미활동이 될 것이고 해당 취미가 없는 사람에게 부엌은 필요하지 않은 공간이다. 주방이 사라진 가정집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이상할 것이 없다. 향후에는 직접 방문자가 줄어드는 호텔·레스토랑·카페와 같은 공간도 크게 변할 것이다.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지고, 가격은 점점 저렴해진다. 또 드론, 로봇 등의 등장으로 배달 시간 역시 빨라지고 배달 가능 범위도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비결은.
▷무엇보다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우리는 첫 서비스 지역인 독일 사업을 과감하게 접었다. 타 국가에 비해 빠르게 성장하지 못한다고 판단해서다. 그룹 역량을 재배치했다. 자원을 시스템 개발에 투자해 경쟁사들보다 효율성을 높였다. 우리는 전 세계 평균적으로 음식을 30분 이내에 고객의 손까지 전달해주고 있다. 각국 인프라스트럭처 상황을 감안했을 때 이는 놀라운 수준이다. 고객, 가맹 식당, 직원, 지속적인 성장이란 네 개 축을 고르게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은 강력한 경쟁자들이 있는데.
▷한국 시장은 가장 독특하고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다. 대부분 국가는 테이크 아웃 문화지만 한국은 이미 배달서비스가 보편화돼 있었다. 알아보니 한국의 배달 역사는 무려 250년이 넘었다고 들었다. 여기에 풍부한 IT 인프라가 더해지니 한국 시장의 잠재력은 더욱 커진다. 지금까지는 몇 안되는 배달앱들 간 경쟁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대기업들이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막강한 경쟁자가 있지만 경쟁은 혁신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요기요와 푸드플라이를 중심으로 주문부터 배달까지 이어지는 전반적인 과정을 강화할 것이다. 경쟁자들보다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투자에 전력을 다할 생각이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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