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이긴 경북의 노포 맛집들 <상>
경산시 남산식육식당 ‘뭉티기’.
◇ 제사와 맞이에 가장 중요한 고기
쇠고기는 귀했다.
쇠고기는 ‘우육(牛肉)’이 아니라, ‘금육(禁肉)’이었다. 쇠고기는 제사 모시고, 손님맞이 하는[奉祭祀接賓客, 봉제사접빈객] 필수음식이었다.
제사와 손님맞이가 잦았던 경북 지방에는 쇠고기 문화도 발달했다. 직화로 굽는 불고기와 신선한 상태로 먹는 육회 등이다.
영천의 ‘편대장영화식당’은 육회로 널리 알려진 노포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30년이면 강산이 세 번쯤 변한다.
30년.
갓난애는 청년이 되고,
청년은 장년이 된다.
그렇게 어른이 된다.
경북매일신문 29주년.
이제 막 ‘어른’이 되려는 참이다.
29주년 경북매일을 넘어선
경북, 대구의 노포 맛집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고기 문화’는 감영이나 큰 누각이 있는 도시에서 발달한다.
고기는 향교 등의 제사와 손님맞이의
필수품이었다.
대구, 경북의 칼국수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국수를 만들 때 밀가루에
적정한 양의 콩가루를 섞는다.
안동 건진국시.
터미널 바로 옆에 식당이 있다. 외부에서 영천으로, 영천에서 외부로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는 뜻이다.
‘할머니’가 우둔살의 심줄을 일일이 발라낸 후 육회로 냈던 쇠고기 맛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경산시 남산면의 ‘남산식육식당’은 외진 곳에 있다. 경산시 등 인근 주민들이 드나들던 지역 노포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경우다. 고기를 손질한 후 남은 자투리를 넣고 끓인 된장찌개가 일품이다.
호남사람들은 ‘육회’와 ‘육 사시시미’를 구분한다.
호남의 육 사시미는 영남의 뭉티기 고기다.
살코기가 많고 기름기가 적은 부분의 심줄을 걷어낸 후, 듬성듬성 자른다. 고기 두께가 두꺼우니 뭉티기 고기라고 불렀다.
쟁반에 담은 다음, 쟁반을 수직으로 세워도 고기가 떨어지지 않는다. 감영(監營)이 있었던 대구에는 쇠고기 소비가 많았다.
뭉티기 고기가 대구에서 유행한 이유다. 향촌동의 ‘너구리식당’이 뭉티기 고기의 원조라고 알려져 있다. ‘왕거미식당’도 오래된 뭉티기 고기 노포다.
흔히 ‘대구 뭉티기 고기 3대 노포’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손에 꼽는 집이다. 두 집 모두 실내 분위기는 어수선한 포장마차 같다.
안동 풍산읍의 ‘대구식육식당’, 경주 아화의 ‘서면식육식당’도 외진 곳에 있지만 권할 만한 곳이다. ‘대구식육식당’은 50년을 넘겼다. 두 집 모두 음식량이나 질이 모두 푸근하다.
영천시 편대장영화식당 육회.
‘대구식육식당’은 쇠고기로는 보기 드물게 ‘근 단위’로 고기를 내놓는다. 불고기 전문점이다. “돼지고깃값으로 쇠고기를 먹을 수 있는 집”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경주 서면의 ‘서면식육식당’ 역시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집이다. 음식의 질도 수준급. 고기를 살 수도 있다.
영덕의 ‘아성식당’이나 성주의 ‘새불고기식당’도 불고기 전문점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집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불고기판 위에 시금치가 가득하다. 쇠고기 불고기에 당면 등을 사용하는 집은 흔하지만, 시금치를 얹는 경우는 드물다. 얼마쯤 억센 시금치를 얹어서 익힌 불고기에는 시금치의 단맛이 배어든다.
쇠고기 흔한 곳에 돼지고기가 빠질 리 없다.
예천 용궁의 ‘단골식당’은 전국적으로 이름난 ‘순대 노포’다. 토렴한 국물 맛이 아주 강하다. 용궁은 인근의 농, 축산물이 모이는 교통의 요지였다.
영덕군 아성식당 불고기.
우시장이 가까이 있었고 물산도 풍부했다. 50년 이상 업력을 지닌 ‘단골식당’이 자리한 이유다.
역시 노포인 경주 안강의 ‘승진식당’은 묘한 돼지고기 전골이 재미있다. 간장을 넣은 전골 국물인데 정작 형태는 돼지찌개 식이다. 달싹한 맛이 일품. 기름기가 적절하게 있는 부위를 사용한다. 먹고 난 후, 밥을 볶아도 좋다.
경남 밀양과 대구는 돼지국밥의 성지다. 밀양과 대구는 대도시였다.
대구에는 감영이 있었고, 밀양은 영남루가 있는 대도시였다. ‘고기 문화’는 감영이나 큰 누각이 있는 도시에서 발달한다. 고기는 향교 등의 제사와 손님맞이의 필수품이었다.
대구에는 돼지국밥 골목이 있다. ‘이모식당’은 50년 가까운 업력을 자랑하는 노포. 손님이 주문하면 머리 고기 등을 썰기 시작한다. 막 손질한 고기는 미리 썰어둔 고기와 맛이 다르다.
경북매일
경산시 남산식육식당 ‘뭉티기’.
◇ 제사와 맞이에 가장 중요한 고기
쇠고기는 귀했다.
쇠고기는 ‘우육(牛肉)’이 아니라, ‘금육(禁肉)’이었다. 쇠고기는 제사 모시고, 손님맞이 하는[奉祭祀接賓客, 봉제사접빈객] 필수음식이었다.
제사와 손님맞이가 잦았던 경북 지방에는 쇠고기 문화도 발달했다. 직화로 굽는 불고기와 신선한 상태로 먹는 육회 등이다.
영천의 ‘편대장영화식당’은 육회로 널리 알려진 노포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30년이면 강산이 세 번쯤 변한다.
30년.
갓난애는 청년이 되고,
청년은 장년이 된다.
그렇게 어른이 된다.
경북매일신문 29주년.
이제 막 ‘어른’이 되려는 참이다.
29주년 경북매일을 넘어선
경북, 대구의 노포 맛집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고기 문화’는 감영이나 큰 누각이 있는 도시에서 발달한다.
고기는 향교 등의 제사와 손님맞이의
필수품이었다.
대구, 경북의 칼국수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국수를 만들 때 밀가루에
적정한 양의 콩가루를 섞는다.
안동 건진국시.
터미널 바로 옆에 식당이 있다. 외부에서 영천으로, 영천에서 외부로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는 뜻이다.
‘할머니’가 우둔살의 심줄을 일일이 발라낸 후 육회로 냈던 쇠고기 맛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경산시 남산면의 ‘남산식육식당’은 외진 곳에 있다. 경산시 등 인근 주민들이 드나들던 지역 노포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경우다. 고기를 손질한 후 남은 자투리를 넣고 끓인 된장찌개가 일품이다.
호남사람들은 ‘육회’와 ‘육 사시시미’를 구분한다.
호남의 육 사시미는 영남의 뭉티기 고기다.
살코기가 많고 기름기가 적은 부분의 심줄을 걷어낸 후, 듬성듬성 자른다. 고기 두께가 두꺼우니 뭉티기 고기라고 불렀다.
쟁반에 담은 다음, 쟁반을 수직으로 세워도 고기가 떨어지지 않는다. 감영(監營)이 있었던 대구에는 쇠고기 소비가 많았다.
뭉티기 고기가 대구에서 유행한 이유다. 향촌동의 ‘너구리식당’이 뭉티기 고기의 원조라고 알려져 있다. ‘왕거미식당’도 오래된 뭉티기 고기 노포다.
흔히 ‘대구 뭉티기 고기 3대 노포’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손에 꼽는 집이다. 두 집 모두 실내 분위기는 어수선한 포장마차 같다.
안동 풍산읍의 ‘대구식육식당’, 경주 아화의 ‘서면식육식당’도 외진 곳에 있지만 권할 만한 곳이다. ‘대구식육식당’은 50년을 넘겼다. 두 집 모두 음식량이나 질이 모두 푸근하다.
영천시 편대장영화식당 육회.
‘대구식육식당’은 쇠고기로는 보기 드물게 ‘근 단위’로 고기를 내놓는다. 불고기 전문점이다. “돼지고깃값으로 쇠고기를 먹을 수 있는 집”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경주 서면의 ‘서면식육식당’ 역시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집이다. 음식의 질도 수준급. 고기를 살 수도 있다.
영덕의 ‘아성식당’이나 성주의 ‘새불고기식당’도 불고기 전문점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집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불고기판 위에 시금치가 가득하다. 쇠고기 불고기에 당면 등을 사용하는 집은 흔하지만, 시금치를 얹는 경우는 드물다. 얼마쯤 억센 시금치를 얹어서 익힌 불고기에는 시금치의 단맛이 배어든다.
쇠고기 흔한 곳에 돼지고기가 빠질 리 없다.
예천 용궁의 ‘단골식당’은 전국적으로 이름난 ‘순대 노포’다. 토렴한 국물 맛이 아주 강하다. 용궁은 인근의 농, 축산물이 모이는 교통의 요지였다.
영덕군 아성식당 불고기.
우시장이 가까이 있었고 물산도 풍부했다. 50년 이상 업력을 지닌 ‘단골식당’이 자리한 이유다.
역시 노포인 경주 안강의 ‘승진식당’은 묘한 돼지고기 전골이 재미있다. 간장을 넣은 전골 국물인데 정작 형태는 돼지찌개 식이다. 달싹한 맛이 일품. 기름기가 적절하게 있는 부위를 사용한다. 먹고 난 후, 밥을 볶아도 좋다.
경남 밀양과 대구는 돼지국밥의 성지다. 밀양과 대구는 대도시였다.
대구에는 감영이 있었고, 밀양은 영남루가 있는 대도시였다. ‘고기 문화’는 감영이나 큰 누각이 있는 도시에서 발달한다. 고기는 향교 등의 제사와 손님맞이의 필수품이었다.
대구에는 돼지국밥 골목이 있다. ‘이모식당’은 50년 가까운 업력을 자랑하는 노포. 손님이 주문하면 머리 고기 등을 썰기 시작한다. 막 손질한 고기는 미리 썰어둔 고기와 맛이 다르다.
경북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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