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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이 손수 만들어 파는 이유식, 소문날 만하네요

아기도 입맛이 있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재료를 다 넣고 이유식을 만들어도 맛이 없으면 받아먹지 않는다. 아기 이유식을 만드는 데도 엄마들은 솜씨를 발휘해야 한다. 솜씨에 자신 없는 엄마들이 많아서일까. 요즘 오픈마켓에선 홈메이드 이유식이 잘 팔린다. 과즙 형태로 공장에서 대량생산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이유식 잘 만들기로 소문난 엄마들이 자기 자녀에게 먹이는 이유식을 판다는 것이다. 홈메이드 이유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통되는지 궁금했다. 인터넷에서 ‘짱죽아줌마’로 통하는 홈메이드 이유식업체인 ‘짱죽’(대표 박경옥)을 찾아가 봤다.



13개월 아들에게 제일 먼저 먹여 보는 ‘짱죽아줌마’의 주방을 엿보다





위생 걱정할까 작업장 항상 공개



‘짱죽’은 제1세대 홈메이드 이유식 업체다. 6년 전 서울 망우동 우림시장에서 죽집을 하던 박경옥(42) 대표가 당시 2살 난 딸에게 먹이려고 만든 이유식을 시장사람들이 너도나도 주문하는 것을 보고, 인터넷 오픈마켓에 올려봤더니 잘 팔리더라는 것. 5개월 정도 만에 이유식 부문 1위에 올랐을 정도다. 그래서 아예 이유식 업체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서울 망우동에 있는 ‘짱죽’ 작업장은 건물 3층의 약 100㎡(30평)쯤 되는 공간이었다. 주방으로 들어가려면 손과 신발을 소독기계로 소독하고, 위생옷을 착용해야 한다. 이곳은 구매자라면 누구든 신청해서 올 수 있다. 박 대표는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탓에 위생 상태를 믿지 못하는 부모가 많아서 언제든지 작업장을 볼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 부모는 대전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이유식 만드는 과정을 모두 지켜보고 사 간 적이 있다고 했다.



주방은 비교적 널찍했다. 이곳에선 10여 명의 조리사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몇몇은 채소를 손질하거나 쌀을 씻고 있다. 펄펄 끓고 있는 이유식이 눌어붙지 않게 냄비 속을 열심히 휘젓는 조리사도 보인다. 이 작업장에선 모든 게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조리에서 포장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짱죽’ 박경옥(40) 대표가 13개월 된 셋째 아들에게 직접 만든 이유식을 먹이고 있다.
이유식은 모든 조리사가 재료를 씻고 다듬어서 냄비에 만든다. 냄비 하나당 20㎏ 정도 만들어 200g들이 100팩을 만든다고 했다. 이 정도 양이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적당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장 과정도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완성된 이유식은 전자레인지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은 후 진공포장을 한다. 각각의 팩에 이유식 이름이 써진 라벨을 붙인 뒤 급속 냉각하고, 아이스박스에 아이스팩과 함께 넣어 평일 오후 9시에 택배로 배송한다. 주문판매인 만큼 모든 물건은 만든 지 24시간 안에 배송한다. 냉장보관으로 13일까지 보관할 수 있다는 것.



메뉴는 80가지 정도 된다. 기본적인 미음에서 고기죽부터 ‘파프리카잡채진밥’ ‘참치옥수수진밥’ 등 퓨전 이유식도 있다. 새 메뉴 테스터는 13개월 된 셋째 아들이란다. 아들 입맛이 까다로워 새로운 메뉴를 평가하기에 딱 어울린다고도 했다. 또 지인의 아이들에게도 일단 2주 정도 먹여보고 반응을 본 뒤 판다는 것.



가격은 12팩(1팩에 약 200g)에 2만3900원(배송료 별도)이다. 오픈마켓(옥션·G마켓·11번가 등)에서 살 수 있다. 02-2209-9288.



아이 위한 이유식 4단계



1단계
 미음이다. 간을 전혀 하지 않고 쌀로 묽게 쑨 죽이다. 분유를 먹는 아이는 4~5개월부터, 모유를 먹는 아이는 6개월부터 먹기 시작한다.



2단계 부드러운 죽 형태의 이유식이다. 7~12개월 사이 아이들이 먹는데, 이유식 양을 늘리고 음식의 질감을 익히는 과정이다. 이때부터는 닭·감자·콩·해물 등 어른이 먹는 음식이 조금씩 들어간다.



3~4단계 씹는 연습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진밥과 반찬이다. 대부분 12개월이 넘은 아이가 먹는다. 간이 싱겁게 들어가 있어 어른들이 먹으면 심심할 정도로 하면 된다.




집에서 쉽게 만드는 ‘짱죽아줌마’ 레시피



연어브로콜리죽(150g 기준)



재료 멥쌀 13g·찹쌀 7g·연어 20g·브로콜리 10g·당근 10g·양배추 10g·양파 5g



①멥쌀과 찹쌀을 7:3 비율로 섞어 충분히 물에 불린다.



②연어를 마늘·청주·참기름에 재웠다 물에 삶아 건진 후 살을 잘게 으깬다.



③브로콜리·당근·양배추·양파는 칼로 잘게 다져놓는다.



④미리 불려둔 쌀에 물을 넣고 끓이다가 당근·양배추·양파·브로콜리 순으로 넣어 약한 불에서 오랜 시간 눌어붙지 않게 끓인다.



⑤죽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미리 준비해둔 연어를 넣어 같이 섞어준다.



[Tip] 대구·연어 등 생선이 들어가는 이유식은 처음부터 쌀과 함께 끓이면 비린내가 날 수 있으니 따로 삶아서 으깨 놓은 후 맨 마지막에 넣어준다.



소고기야채죽(150g 기준)



재료 멥쌀 13g·찹쌀 7g·소고기 우둔살 15g·시금치 10g·당근 10g·표고버섯 10g·양파 5g



①멥쌀과 찹쌀은 7:3 비율로 섞어 충분히 물에 불린다.



②소고기를 물에 담가 핏물을 뺀 후 칼로 잘게 다진다.



③당근·표고버섯·양파·시금치도 미리 잘게 다진다.



④불려 둔 쌀에 물과 소고기를 넣고 끓인다.



⑤당근·표고버섯·양파·시금치 순으로 채소를 넣어 약한 불에서 오랜 시간 눌어붙지 않게 끓인다.



[Tip] 다진 소고기를 먼저 물에 풀어서 쌀과 함께 끓여주면 덩어리가 생기지 않아 아이들이 먹기에 좋다.



홈메이드 이유식 파는 곳



● 오가닉맘 친환경 채소와 과일을 파는 ‘현대유기농’ 대표이사 박치웅(30)씨가 직접 운영한다. 친환경 재료만 사용해 이유식을 만든다. 대표 메뉴는 ‘대추잡곡죽’과 ‘전복야채밥’. ‘대추잡곡죽’은 보리·율무·흑미·대추 등을 물에 불린 후 잘게 갈아 멥쌀과 섞어 만든다. ‘전복야채밥’은 살아 있는 완도산 전복을 직접 손질한 뒤 감자·파프리카·양파 등과 함께 끓여 만든다. 일반 재료보다 5배 이상 비싼 친환경 재료를 사용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박씨는 “직접 친환경 채소 유통 사업을 하기 때문에 싼 가격에 이유식을 만들 수 있다”며 “22개월 된 내 딸도 먹는 이유식이라 농약을 하지 않은 친환경 재료만 고집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12팩(1팩에 약 200g) 2만2900원(배송료 별도). 031-314-4114.



● 하이클래스 이유식이 살균 과정을 거친 유리병에 담겨오는 게 특징이다. 유리병은 반찬통으로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부들이 좋아한단다. 플라스틱 용기로 배달되는 다른 업체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다. 속초에 사는 조향선(38)씨가 직접 만들어 전국으로 보낸다. 속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해산물이 주재료다. ‘전복느타리버섯죽’ ‘홍합죽’ ‘대구죽’ 등이 인기 있다. 6병(1병에 약 250g) 2만6000원(배송료 별도). 033-631-8878.



● 참살이이유식 손영의(55)·손경(44) 자매가 운영하는 이유식 가게다. 생후 12개월이 지난 아이가 먹는 ‘아기반찬’이 인기다. 돼지고기와 매실액을 함께 볶은 ‘돈매실소스볶음’이 잘 팔린다. 손씨 자매가 직접 담근 매실액을 사용한다. 경기도 양평군에서 재배한 친환경 표고버섯으로 만든 ‘소고기표고버섯밥’도 인기 메뉴다. 12팩(1팩에 약 200g) 2만1000원(배송료 별도). 02-965-169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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